복부지방흡입 후 하루가 지났다.
사실 수술 당일까지는
마취의 영향 때문인지
별로 실감이 안 났는데,
오늘 2일차가 되어
수술 결과도 확인하고 나니
이제서야 좀 내가 지방흡입을
했다는 게 실감이 나는 거 같다.
2일차 경과 공개
일단 어제부터 답답하게 배를 조였던
복대와 붕대를 벗어던졌다.
몰랐는데 부피가 꽤 커서 놀랐다.
수술 후 처음으로
내 몸을 보는 거다 보니
기대도 되면서
긴장도 굉장히 많이 됐다.
(사진 주의)
결과는 만족스러웠다.
확실히 배가 많이 들어간 게 보인다.
운동만 했을때는
절대로 들어가지 않던 뱃살이
확 빠진 걸 보니
왠지 모를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.
몸무게는
수술 전 보다 약 1키로 감량된
83.8키로였다.
3,900cc정도 뽑았다고 했는데
꽤 많이 뽑길래 몸무게도 많이 줄 줄 알았는데
생각보다 몸무게 자체는
많이 줄지 않았다.
확실히 지방흡입은
몸무게를 줄이는 수술이라기보다는
체형을 교정하는 수술로 봐야할 거 같다.
멍 / 통증 / 붓기
현재 많이 부어 있고
보랏빛으로 멍도 많이 들어 있는 상태다.
그래서 움직일 때마다
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진다.
가장 통증이 심할 때는
‘앉았다가 다시 일어설 때’ 였는데
일어날 때마다 찌릿하면서
뭔가가 턱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ㅠ
그래서 지금 웬만하면
앉거나 눕는 행동을 삼가고 있다.
원래 내가 샤워할 때
앉아서 샤워하는 습관이 있는데
오늘은 도저히 앉았다가
다시 일어설 엄두가 안 나길래
그냥 서서 샤워했다.
그리고
수술 부위 주변 부위가 좀 딱딱하게 되었다.
만져보면 마치 ‘좀 물렁한 나무토막’을
만지는 느낌이랄까
마치 내 살이 아닌 것처럼
감각이 무디다.
수술 후 첫 샤워
어제 병원에서
수술 후 관리 방법에 대해서
설명을 들었는데,
샤워할 때
수술 부위에 물이 들어갈 경우
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
꼭 방수밴드를 붙이고
샤워를 해야 한다.
나는 배꼽이랑
옆구리 양쪽 해서
총 3군데 방수밴드를 붙였는데
혹시라도 빈틈 사이로
물이 들어가면 안되니까
빈틈이 있지는 않은지
매우 꼼꼼하게 잘 확인하면서
붙여줬다.
첫 샤워다보니
상당히 긴장이 많이 됐다.
전날 수술을 했기 때문에
움직임 자체도 굉장히 조심스러웠고,
물이 들어가지 않도록
샤워기를 수술부위에 직접 조준하지는 않고
위에서부터 흘려보낸다는
느낌으로 샤워를 했다.
물이 수술부위를 스쳐지나갈 때
혹시 아프진 않을까
조금 걱정이 됐는데
다행히도 전혀 아프지는 않았다.
샤워 후 관리
샤워 후 방수밴드를 떼 봤더니
안타깝게도
살짝 물기가 맺혀있었다ㅠ
방수밴드를 꼼꼼하게 붙인다고 붙였지만
미세한 틈으로 물이 조금 들어간 거 같았다.
불안한 마음에 바로
병원 사후관리 전담팀에 전화를 걸었고,
아무리 꼼꼼하게 붙여도
원래 어느 정도 물이 들어가는 건
어쩔 수 없으니 너무 걱정 말라는
답변을 들었다.
친절하게 답변해주시니
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.
대신 중요한 건
샤워 후에 ‘물기를 잘 말리는 게’
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해서
드라이기로 수술 부위 세군데를
꼼꼼하게 건조해줬다.
잘 말려준 다음 소독을 위해
빨간약을 수술 부위에 발라줬는데
처음이라 양조절을 잘 못해서 그런지
빨간약이 자꾸 흘러내려서
휴지를 밑에 대고서 발라줬다.
.
.
.
샤워 후 소독을 마치는 데까지
다 합해서 1시간 넘게 걸렸는데
다 처음 해보는 것들이라 그런지
예상치 못한 상황도 많이 발생하고
전체적으로 많이 허둥지둥했던 것 같다.
압박복 (약혐주의)
소독 후 처음으로 압박복을 입어봤다.
압박복은 4주 동안 입는다고 하는데
확실히 복부 부위를 꽉 조여주는 느낌이 들었다.
압박복을 입고 나면 이렇게 좀
여자 원피스 처럼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.
아랫부분은 민망해서
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
성기 부분이 휑하게 뚫려 있는
구조로 되어 있다.
압박복을 어떻게 입는지가 헷갈려서
또 사후관리 전담팀에 전화를 걸어서 물어봤다.
정답은,
성기쪽 뚫린 구멍으로
성기를 빼내서 입는 거라고 한다.
… 상상은 금물이다.
총평
오늘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 든 생각은
‘아 지방흡입 하길 정말 잘했다’ 였다.
결과 확인하기 전에는 ‘과연 잘한 선택일까’
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
결과를 보자마자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고,
이제 문제는
‘스스로 관리하는 부분’만 남았다.
오늘 처음으로 샤워, 소독 등을 해봤는데
생각보다 예상치 못했던 돌발상황도
많이 생겼고 시간도
오래 걸려서 당황스러웠다.
그래도 병원측 사후관리팀의 도움을 받아
오늘은 어찌어찌 잘 넘어가긴 했는데
앞으로 이렇게 한달 동안
관리를 해줘야 한다는 게
조금은 막막하다.
내일모레부터는
다시 출근도 해야 하는데
앞으로를 생각하니
걱정이 많아지는 것 같다.
한달 동안
부디 아무 일도 없이
회복이 잘 됐으면 좋겠다.
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.
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.
- 도종환 -